목소리와 악기별 주파수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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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와 악기별 주파수대역

(출처: MSC 동호회)

칼럼을 읽다가 좋은글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출처는 입니다.




오디오 마니아 가운데 기기에 더 민감한 사람들은 주로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층이다.
재즈나 보컬 등은 연주되는 음역(주파수대)이 좁은 편에 들기 때문에 사실 오디오 기기에 따른 소리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
하지만 수십가지에 달하는 악기를 100여개나 사용하는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대편성곡은
저음에서 고음까지 다양한 소리를 한꺼번에 표현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오디오기기에 따라 더욱 민감한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회사원 김모씨(40)는 최근 클래식 음악에 뒤늦게 빠져들어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한다. 사무실에서는 물론 집에서도 베토벤 교향곡 4번과 7번을 듣는 재미가 한창이다.
그는 "팝송이나 가요를 들을 때는 여러 번 듣다보면 싫증이 나는데 반해 클래식은 들으면 들을수록 맛이 난다.
특히 같은 곡을 듣다보면 전혀 다른 악기소리들이 들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 최고의 악기는 여성의 목소리
악기의 출발점은 보통 사람의 목소리라고 얘기를 한다. 기원전 시대로 올라가면 사실 악기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비파와 수금 정도가 악기로 등장하지만 사람들이 부른 성악이 가장 먼저 등장했다는 짐작이
가능하다.

성악은 독일 가곡을 비롯해 바그너의 악극에 등장하는 가수까지 클래식의 다양한 분야에서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음역대별로 가장 높은 대역의 성악은 역시 소프라노(soprano). 소프라노의 높은 음역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곡은
모짜르트의 오페라 '마적'에 등장하는 '밤의 여왕' 아리아다.
여러 소프라노 가수들은 이 곡을 레코딩하는 것이 실력(?)을 나타내는 척도가 될 정도.
이와 함께 변성기를 거치지 않은 소년들의 목소리를 보이 소프라노라고도 한다.

메조소프라노(mezzo soprano)는 소프라노보다는 음역이 낮지만 알토(alto)보다는 높은 중간 음역대를 나타낸다.
대표적인 메조소프라노로는 이탈리아 가곡과 민요을 널리 알린 체칠리아 바르톨리(Cecilia Bartoli)를 꼽을 수 있다.

알토(alto)는 높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기원한 말로 여성의 음역대 중에서 가장 낮은 음역대를 부르는 가수를 일컸지만 목관이나 금관 등에서는 알토색소폰 등과 같이 위에서부터 서너번째 높이의 악기에 붙어 사용되기도 한다.


 
◇성악가 및 악기별 음역대



◆ 테너부터 바리톤까지
남성 목소리의 최고봉은 지속되다는 라틴어 tenbeo에서 유래한 테너(tenor).
오페라에서 소프라노와 쌍을 이루는 남성 주인공의 주제에 사용되기도 하며, 그레고리안 찬트(성가)의
으뜸음 등에 해당되는 중요한 성부다.
우리가 잘 아는 도밍고와 파바로티, 카레라스를 금세기 최고의 '3대 테너'로 부른다.
하지만 1900년대를 풍미한 테너 가수 중에는 베냐미노 질리를 비롯해 마리오란자 등 전설적인 테너가 많다.

바리톤(bariton)은 베이스와 테너의 중간대 음역으로 테너의 화려함과 베이스의 깊이를 섞어 놓은 듯한 음색을
갖고 있다.
3대 테너처럼 베이스바리톤의 브린 터펠과 하이바리톤의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 하이바리톤의 토마스 햄슨을
3대 바리톤으로 꼽는 이들도 있다. 독일가곡을 주로 부른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도 전설적인 바리톤이다.

베이스(bass)는 남성과 여성을 통틀어 가장 낮은 음역을 연주하는 성악가를 말한다.
러시아의 전설적인 베이스 가수 표도르 샬리아핀은 무소르그스키의 '벼룩의 노래'를 비롯한 여러 명곡을 남겨
금세기 최고의 베이스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가 러시아 성당에서 연주할 때 그의 목소리 때문에 유리창이 흔들렸다는 전설같은 얘기가 남아있을 정도.

 
◆ 초저역부터 저역까지 음악적 쾌감을 주는 악기들
하이파이 마니아들에게 가장 관심있는 영역은 초저역이다.
사실 초저역의 소리가 사람의 귀로 들을 수 있느냐의 논쟁을 떠나서 베이스 악기에서 나오는 저음때문에
마치 공포영화를 볼때 느꼈던 서늘함을 얘기하는 이들이 많다.

우리가 아는 한 가장 낮은 음역의 소리는 파이프 오르간에서 나온다.
파이프 오르간의 초저역은 약 30Hz대의 소리까지 재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목관악기 가운데 가장 관의 길이가 길어 6미터에 달하는 콘트라바순(contrabassoon)도
30Hz에 가까운 음역을 소화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현악기인 콘트라베이스(contrabass)도 가장 낮은 음역을 연주하는 악기로 명성을 쌓고 있다.
과거에는 콘트라베이스가 배음을 만드는 악기로 사용됐지만 줄리어드 출신 연주자인 게리 카(Gary Karr)가
독주시대를 열면서 연주한 부르흐의 '콜리드라이'는 지금까지도 베이스 연주의 명곡으로 꼽힐 정도.
오디오 마니아들이 저역을 충분히 구동하는지 테스트할 때 이 음반이 주로 활용되기도 한다.
 
◇콘트라베이스 보다는 높은 음역의 소리를 내는 첼로

◆ 고역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는?
오디오 기기가 만드는 음역대는 통상 20~20000Hz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 대역이기도 하다.
특이한 점은 저역의 경우 악기가 내주는 주파수대역과 실제 오디오가 낼 수 있는 음역이 큰 차이가 없지만
고역에서는 차이가 많이 난다는 점이다.

실제로 가장 높은 음역을 내는 악기라는 피콜로가 내는 소리는 3000Hz대에 불과하지만
요즘 하이엔드 스피커나 앰프의 스펙을 보면 3만Hz가 넘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특히 SACD등 고음질을 내는 음원들이 등장하면서 이같은 초고역을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기기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피콜로(piccolo)는 마치 작다는 어원이 보여주듯 매우 작은 플루트를 연상시킨다.
실제로도 대부분 오케스트라에서 독자적인 피콜로리스트를 두기보다는 플루트 연주자가 함께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피콜로보다는 낮지만 높은 음역의 소리를 내는 플루트.

 
현악기 가운데는 바이올린이 가장 높은 음역을 연주한다.
바하부터 베토벤을 거쳐 많은 작곡가들이 바이올린 소나타를 주 레파토리의 하나로 한 것을 보면 가장 널리 사랑받는 고역 악기가
바이올린이다.
바이올린 곡을 작곡한 전설적인 작곡가는 사라사테(Pablo de Sarasate)와 비에니아프스키(Wieniawski)를 꼽을 수 있다.
사라사테는 당대에 가장 연주하기 어렵다는 지고이네르바이젠등을 작곡했고, 비에니아프스키는
스케르초(Scherzo)와 타란텔라(Tarantella)와 같은 춤곡 형식의 소품들을 작곡했다.
야사 하이페츠(Jascha Heifetz)는 20세기의 가장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명성을 쌓았다.
그의 맥을 잇는 천재 연주자들은 안네 소피 무터를 비롯해 사라 장에 이르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초동 악기상에서 판매를 위해 전시된 바이올린들.

 
◇초고가로 판매되는 이태리제 수제 바이올린.

◆ 상하 음역이 가장 넓은 소리는
가장 넓은 음역을 연주하는 악기로는 단연 파이프오르간(Pipe Organ)이 꼽힌다.
국내에서는 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해 순복음교회 등 극히 일부 교회나 연주장에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돼 있다.
파이프오르간은 30Hz를 밑도는 저역부터 1만Hz를 넘는 고역을 넘나들 수 있어 음역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음악의 아버지 바하가 작곡한 200여곡의 오르간연주곡들이 있고, 생상스의 유명한 오르간교향곡등이
파이프오르간으로 연주할 수 있는 곡들이다.

그 다음으로 하프와 피아노가 넓은 음역을 과시한다.
하프(Harp)는 줄을 뜅겨서 연주하는 발현악기이면서도 콘트라베이스에 버금가는 음역부터 피콜로의 고음에 육박하는 음역을 연주한다.
특히 수메르나 이집트 등의 벽화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로 볼 수 있다.
오케스트라에 편성되는 악기 중에서는 가장 음역이 넓다.

독주악기부터 협연악기로 활용되는 피아노도 하프보다는 다소 높지만 40Hz를 밑도는 저역부터 6000Hz에 육박하는
고역을 넘나들 수 있는 악기다.
명 피아니스트는 호로비츠를 시작으로 리히터부터 요즘은 지휘자로 활동하는 바렌보엠, 정명훈까지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가장 늦게 개발된 목관악기인 클라리넷.

◇재즈부터 클래식까지 다양한 장르를 연출하는 색소폰.

◆ 좋아하는 음악에 따라 오디오 시스템도 달라져야
악기의 음역을 통해 느낀 점은 오디오 시스템을 설치할 때 애용하는 장르를 감안해야 한다는 점이다.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소품 등을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굳이 음역대가 매우 넓은 하이엔드를 지향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 음색에 맞는 제원의 스피커를 고르는 것이 맞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유명 브랜드 소너스파베르 스피커를 보자. 플래그십에 해당하는 아마티는 24Hz부터 30KHz로
사실상 모든 악기의 음역을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신형 토이 시리즈는 45Hz부터 25KHz를 커버해 오르간과 콘트라베이스의 최저역까지 재생에는 한계를 보인다.
 
 
◇마치 악기와 같은 자태를 뽐내는 이탈리아 소너스파베르사의 신형 크레모나 스피커.

 
마찬가지로 하베스부터 스털링까지 영국 BBC 방송의 모니터로 채택된 3/5a 스피커들은 78Hz부터 20KHz를 재생해 저역 재생에는 한계를 보인다.
목소리를 모니터하는 본래 목적에 맞는 스펙이니 저역을 재생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가장 최근까지 BBC방송에 모니터용 3/5a 스피커를 납품하는 스털링 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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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원칙은 앰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전설의 명기 맥킨토시의 최신형 인티앰프 MA7000은 20Hz에서 20KHz를 재생해 기본에 충실한 제원을 보여준다.
오디오를 고를때 제원을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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