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 오디오의 진화

아르고 0 6268

재규어, 英 바우어스앤윌킨스와 작업
아우디, 덴마크 뱅앤올룹슨과 손잡아
시속 200㎞ 달려도 소리 그대로

지상 최고의 사운드가 내 차 안에 펼쳐진다. 명품 차 업체와 명품 오디오가 최고의 음향 시스템을 공동 개발, 자동차 실내 최상의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한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재규어는 영국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바우어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B&W)의 시스템을 올뉴XJ, XK, C-XF 콘셉트카 등에 적용했다. 아우디는 덴마크의 명품 홈 엔터테인먼트 브랜드인 뱅앤올룹슨(Bang & Olufsen·B&O)과 공동개발한 사운드 시스템을 A8, S4, R8 등에 장착했다. 뱅앤올룹슨은 이 밖에도 애스턴마틴과 벤츠 SLS AMG 걸윙 모델에도 탑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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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차 업체와 오디오가 뭉쳤다. 재규어ㆍ아우디ㆍ메르세데스벤츠 등은 오디오 애호가의 귀를 사로잡은 뱅앤올룹슨과 바우어스앤윌킨스를 카오디오로 장착했다. 사진은 뱅앤올룹슨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한 재규어의‘올 뉴 XJ.’ / 재규어코리아 제공

시속 200km로 달려도, 차 어느 자리 앉아도 고출력 프리미엄 사운드는 그대로

벤츠가 최근 출시한 SLS AMG 걸윙 모델은 벤츠 모델 중 처음으로 뱅앤올룹슨 '베오사운드(BeoSound) AMG' 시스템을 장착했다. 듀얼 서브우퍼를 포함한 11개 스피커를 차 곳곳에 장착해 총 1000w의 소리를 내뿜는다. 대부분 차량이 무리 없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사운드 출력한도가 500w가량인 점을 감안할 때, 하이엔드 오디오의 위엄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뱅앤올룹슨만의 아이스파워(ICEpower) 앰프는 차 안의 협소한 공간과 조화를 이루도록 소형으로 디자인됐다. 이 앰프는 크기가 작은 만큼 전력 소비도 줄어들었지만 사운드 출력만은 최대로 보장해 최적의 성능을 보여준다. 차 안에서 사운드가 최상으로 구현되는 지점인 '스윗 스팟(sweet spot)'도 승객 취향에 따라 운전자석·동행자석·중앙 등으로 옮길 수 있다.

걸윙 사이 루프 부분에는 내부 소음 수준을 기록하는 마이크를 장착해, 소음의 원인이 기류인지, 노면 마찰음 등 타이어인지, 가속시 배기음인지 구별한 뒤 실시간으로 스피커별 사운드 크기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한다. 다만 질주할 때의 엔진 소리를 각별히 즐기는 스포츠카 운전자의 취향을 고려해, 스포츠카만의 고유한 8기통 실린더 엔진의 배기음은 사운드에 가리지 않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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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는 뱅앤올룹슨과 카오디오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 / 아우디코리아 제공
아우디는 뱅앤올룹슨과 공동개발한 'B&O 어드밴스드 사운드 시스템'을 A8, S4, S8, R8 등에 적용했다. 차종에 따라 최대 14~19개 스피커가 1100~1400w의 소리를 출력한다. 운전석 천장 등에 3개의 초소형 마이크를 내장해 차내 소음 수준을 측정한 다음, 저음·중음·고음을 고르게 유지하면서 사운드 크기를 조절한다. 시골 도로를 유유히 달리거나 고속도로를 시속 200㎞로 질주할 때, 정지상태 등 외부 환경에 상관없이 차 안에서 안정적인 사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운전자가 차에 키를 꽂아 전원을 켜면 대시보드 양끝에서 고음을 담당하는 어쿠스틱 렌즈가 솟아오르는 등 시각적 효과도 노렸다.

애스턴마틴은 DBS, DB9, 래피드 등 차량 내부 구조에 최적화된 음향을 선보이게끔 디자인한 애스턴마틴 전용 뱅앤올룹슨 베오사운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대시보드에 탑재된 어쿠스틱 렌즈는 차 안 어디서나 균일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도록 180도로 회전하며 고음을 출력한다. 소리가 차 안에서 반사되는 등 음질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다. 래피드 차량 등에 적용된 오디오 시스템은 안전벨트 사용 여부 등을 체크해 차 안 탑승자 수와 위치를 자동으로 파악한 뒤 이에 알맞게 사운드를 조정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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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은 뉴 SM5에 보스(BOSE)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했다. / 르노삼성 제공

선명하고 힘이 넘치는 영화 같은 사운드…고질적 저음 문제도 해결

재규어는 최근 출시한 올 뉴XJ에 바우어스앤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자동차 오디오로는 처음으로 홈시어터 등에 사용하는 돌비 프로-로직IIx 사운드 기술도 적용했다. 20개 스피커를 차 곳곳에 탑재해 총 1200w 사운드를 내뿜고 프런트 마이크를 통해 차내 소음을 잡아내며, 차 어디에서나 스윗 스팟을 구현하는 점 등은 여타 하이엔드 브랜드와 공통적이다.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사용되는 B&W 800 시리즈 스피커를 만든 전문 기술진이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애비로드 스튜디오는 비틀스가 음반을 녹음한 곳으로 유명하다.

재규어는 또 2007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C-XF 콘셉트카에서도 B&W와 함께 최상의 사운드 시스템에 도전했다. 집에서 듣는 음악처럼 선명하면서도 강력해, 차 안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고차원 사운드를 목표로 했다. 카오디오에서 고질적인 문제였던 서브우퍼 장착위치도 해결했다. 저음을 담당하는 서브우퍼는 전력소비가 크기 때문에, 강하고 낮은 저음을 출력하려면 스피커가 커야 한다.

이 때문에 큰 서브우퍼를 탑재하기 쉽지 않은 대부분의 차량은 저음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 출력이 낮은 스피커에서 무리하게 강한 저음을 내보내다간 스피커 기능에 손상이 가기 십상이다. C-XF 차량은 프런트도어 하단 공간에 서브우퍼를 장착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베이스 빔(Bass Beam)' 서브우퍼는 자신만만한 저음 사운드를 내뿜는다. 앞좌석에 버금가는 뒷좌석만의 사운드 시스템도 적용했다. 뒷좌석과 뒷유리 사이 공간에 크기는 작지만 출력은 만만치 않은 스피커 3종 세트인 '와이드 디스퍼전 드라이버(Wide Dispersion Driver)'를 장착해 뒷좌석에서도 앞좌석 못지않은 최상의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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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는 SLS AMG 걸윙 모델에‘B&O 베오사운드 AMG’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했다.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애호가의 오디오가 차 속으로

뱅앤올룹슨, 바우어스앤윌킨스 등과 함께 오디오 애호가의 귀를 사로잡은 미국의 하만 카돈(Harman Kardon) 오디오 시스템은 롤스로이스 등 다양한 고급 차량에 장착된다. 오페라 하우스에 온 듯 웅장한 스케일의 사운드가 특징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02년 E클래스를 시작으로 S클래스와 SL 모델 등 거의 모든 차량에 하만 카돈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BMW E36, 뉴 335i 컨버터블 등도 하만 카돈을 선택했으며, 국내 차량 중에는 쌍용차의 '체어맨W'가 하만 카돈을 장착했다.

렉서스는 SUV인 RX350, 컨버터블 SC430 등 대부분 차종에 오디오 애호가의 사랑을 받고 있는 미국 명품 오디오 브랜드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을 탑재했다. LS 시리즈 차종의 경우, 19개 스피커를 탑재해 영화관에 온 듯한 서라운딩 음향 효과를 즐길 수 있다. 인피니티는 G37 컨버터블 차량에 미국 명품 오디오 브랜드 보스(BOSE)의 '오픈 에어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지붕을 열거나 닫거나 상관없이 균일한 음질을 만끽할 수 있다. 르노삼성 역시 최근 출시한 뉴SM5·QM5 차량에 보스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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