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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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가끔 거리를 나서면

온통 행복한 연인들

자꾸만 왜 걸음이 바빠만 지고

괜시리 울컥 화가 나는지


혼자서 영화를 볼 때나

슬픈 음악을 들을 땐

생각 없이 한바탕 울며 웃다가

터질 듯 가슴이 저며 오곤 해


사랑해 되뇌이다 왜 나도 몰래

미안하단 말이 섞여 나오는지

잘못했던 것만 생각나는지

한발 늦어서 다 알게 되는지


술 취한 밤이면 전화번호 수첩을 뒤적이다가

멍하니 잠을 또 설치기도 해


돌아와 말도 못하고 나 혼자서

쓸데없이 헛된 기대만 하는지

왜 이렇게 내가 바보 같은지


나의 부족한 사랑에 지쳐 떠나간 거라면

이제 난 준비가 된 것도 같은데

매일 웃게 해줄 수 있을 텐데

헤어진 아픔에 비해 다시 시작하는 건

내겐 너무 쉬울 것만 같은데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제서야 난 다 알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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